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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신학

상한 갈대

기독교 고전으로의 초대

by Nick Roark2022-09-01

우리의 죄는 인간의 죄이지만, 그리스도의 자비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자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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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고전으로의 초대

한 문장이 우리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400년 전에 쓰인 글 하나가 그렇게 내 인생을 바꾸었다. “우리 안에 있는 죄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비가 더 크다”(Works of Richard Sibbes, 1:47)


이 말을 한 이는 청교도 시대의 가장 위대한 설교자 중 한 명인 리처드 십스(Richard Sibbes, 1577-1635)이며, 이 문장은 그의 가장 위대한 책, 스펄전이 일찍이 “진주와 다이아몬드를 양손으로 흩뿌려놓은 책”(Lectures to My Students, 778)이라고 부른 상한 갈대(The Bruised Reed)에 나온다. 이 책과 이 문장은 나를 살아계신 그리스도께로 인도하는 글을 쓴 십스 같은, 이미 천국에 간 목사들의 작품을 매달 읽어야겠다는 열정에 불을 붙였다. 상한 갈대는 당신 속에서도 똑같은 열정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스위트 드롭퍼


십스는 1577년 영국 서퍽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다. 18세에 케임브리지에서 공부를 시작했고, 1603년 그리스도께 회심한 후에 신실하게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30년 동안 케임브리지와 런던에서 십스의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복음의 위대한 신비를 달콤한 방식으로 펼치고 적용하는”(Works, 3:4) 따뜻한 은사 때문에 그를 종종 “부드럽게 떨어뜨리는 자”(Sweet Dropper)라고 불렀다.


그가 1627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에 사람들은 그를 “천국에서 사는 십스 박사”라고 부르기도 했다. 천국을 품고 사는 그의 삶과 교리 때문이었다. 1635년 7월 6일,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을 때 그를 기리는 이런 글이 발표되기도 했다. “이 선한 사람에게 이 높은 찬사를 돌릴지어다: 그가 천국에 가기 전에 그는 이미 천국에 있었노라”(Meet the Puritans, 535).


십스는 꾸준히 설교를 집필했고, 무려 200만 단어가 넘는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상한 갈대는 그중 단연코 가장 기억에 남고 소중한 책이다. 이 책은 청교도 경건의 고전, 실천 신학의 패러다임으로 여겨진다.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


이 책은 이사야 42:3, “그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며, 꺼져 가는 등불을 끄지 않으며, 진리로 공의를 베풀 것이다”에 대한, 그리스도를 높이는 주석이요 적용이다. 십스는 마태를 따라(마 12:18-20) 종이신 주님, 하나님이 마음에 기뻐하시는 이, 그리고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이로 묘사한 이 예언 구절이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 안에서 성취되었다고 이해한다.


16개의 짧은 장을 통해서 십스는 논지를 세 부분으로 전개한다. (1) 그리스도께서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실 것이다. (2) 그리스도께서는 꺼져 가는 심지를 끄지 않으실 것이다. (3) 그리스도께서는 승리로 심판하실 때까지 이 둘 중 어떤 것도 하지 않으실 것이다. 


지친 신자를 위한 위로


오늘의 그리스도인이 거의 400년 전 런던에 살았던 한 설교자가 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이유에서다: 1630년에 초판이 나온 이래로 수많은 지친 그리스도인이 상한 갈대에 가득 담겨 있는 낙심한 자를 위한 격려를, 약한 자를 위한 능력을 발견했다. 이는 이 책이 죄인을 사랑하는 자비롭고 전능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그의 설교와 설교자(Preaching and Preachers)에서 이렇게 썼다. “한때 너무도 극심하게 지쳤던 나는 악마의 공격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복종했었다. 바로 그런 시기에 내 영혼을 진정시켜준 이가 리차드 십스였고, 나는 그런 그에게 감사를 멈출 수 없다. … ‘천국의 의사 십스’는 만병통치약이다. … 그의 책 상한 갈대가 나를 진정시키고, 달래고, 위로하고, 격려하고, 또 치유했다”(Preaching and Preachers, 186-187).


17세기 청교도 목회자 리처드 백스터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면서 하나님께서 그를 그리스도께로 회심하게 할 때 바로 상한 갈대를 사용하셨다고 고백했다. “상한 갈대는 나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었고, 구속의 신비와 더불어 내가 얼마나 예수 그리스도께 단단히 매여 있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이해하도록 했다”(Richard Sibbes, vii).


그리스도, 강하고 부드러우신


십스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이 영적 문제에 직면하는 이유는 “그리스도를 향한 모든 헌신과 그에게서 오는 위로의 원천이 되는 그리스도의 은혜로운 성품과 직분”을 고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상한 갈대에서 십스는 용서받은 죄인이 그리스도의 자비로운 마음에서 찾을 수 있는 “연민과 사랑의 놀라운 달콤함”(Works, 1:38)을 새롭게 볼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다. “예수님처럼 은혜로우신 중보자(딤전 2:5)에게서 어찌 은혜를 기대하지 못하겠습니까? 그는 은혜를 베풀기 위해 우리의 본성을 취하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는 모든 병을 잘하는 의사이시며 특히 상한 마음을 고치는 데에 능하십니다”(Works, 1:45).


십스는 상심하고 괴로워하며 낙담한 그리스도인, 그러니까 진짜 “상한 갈대”를 위해 이 책을 썼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근거로 그리스도께서 결코 그들을 깨뜨리거나 소멸하지 않으실 것임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리스도께서는 그들을 소중히 여긴다. 십스는 아프고 지친 그리스도인에게 위로와 힘을 얻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리스도를 바라보라고 초대한다. 우리를 위해 사역을 완성하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속에서도 시작한 일을 확실하게 마치실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 “우리는 구원이 능력으로 이루어졌을 뿐 아니라, 또한 달콤하게 제공되고 있음을”(Works, 1:40) 보게 된다.


이사야 42:3의 예언에서 그리스도는 연약한 자의 결점을 부드럽게 사랑할 뿐 아니라 자비롭게 참아주시는 부드러운 구주로 묘사된다. 그리고 동시에 이 구절에서 하나님은 그의 백성을 대신하여 승리를 가져오는 전능한 은혜를 그리스도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다(Works, 1:40).


“우리는 약하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것이다”(Works, 1:71).


지친 이들의 기도


상한 갈대를 주의 깊게 읽은 독자라면 모든 위로를 주시는 하나님에게 시선을 돌리게 하려고 십스가 얼마나 일관되게 모든 내용의 초점을 맞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은 “가장 큰 악과 두려운 원수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도록 하시는 그리스도 은혜의 언약 안에 자신을 두신다는 것을 우리가 알기 원하십니다. … 그 안에는 우리의 죄와 비참함을 합친 모든 것보다 더 높고 깊고 넓은 긍휼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하심입니다”(Works, 1:39).


우리의 죄는 인간의 죄이지만, 그리스도의 자비는 무한하신 하나님의 자비이다. 그리스도의 피가 내는 소리는 우리 죄가 내는 소리보다 더 크다(Works, 1:89). 그리스도의 이 은혜로운 마음이 바로 십스가 모든 페이지를 통해 독자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복음의 놀라운 은혜 안에 드러나 있는 자비롭고 전능하신 그를 볼 때, 우리는 그의 영광을 위해 그를 섬길 능력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십스는 그리스도인이 자주 실패하고 영혼이 빠르게 지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기도 훈련에 지치고 무거운 짐을 진 신자에게 이사야 42:3의 영광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들어보라. 


성령은 “말할 수 없는 탄식”(롬 8:26)으로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십니다. 하나님은 이 탄식을 모르시지 않습니다. “나의 탄식이 주 앞에 감추이지 아니하나이다”(시 38:9). 하나님은 혼란 속에 드리는 기도를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받으십니다. 비록 우리가 연약하지만 우리는 그분의 자녀이고, 우리의 기도가 성령으로부터 오기에, 또한 그 기도가 그분의 뜻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받으십니다. 그리고 기도가 그리스도의 중보를 통해서 바쳐졌기 때문입니다. … 우리가 쉬는 거룩한 한숨과 눈물 중에 헛되이 사라지는 것은 결코 없습니다(Works, 1:65-66).


순전한 은혜의 하나님


십스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우리의 본성을 입으신 순수한 은혜”(Works, 4:519)이다. 그리고 그분은 우리가 삶을 통해 “심판을 승리로 이끄시기” 위해 헌신하셨기에, 우리는 그 은혜에 의지하며 그가 지역 교회를 통해 우리에게 제공하신 은혜의 수단을 사용하여 응답해야 한다. “우리가 그리스도께 가까이 가면(약 4:8), 규례대로 그는 우리를 가까이하십니다.”


우리는 은혜로 싸우지만, 궁극적으로 승리는 우리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우리를 위해 그리고 우리 안에서 이기시는 그리스도에게 있다는 사실을 십스는 상기시킨다. 우리는 오직 주 안에서와 그 힘의 능력으로 강해지려고(엡 6:10) 노력할 뿐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자기와 같이 되게 하시고, 안팎으로 다 영화롭게 하시고, 또한 아버지 앞에 흠 없는 자로 세우시기 전까지는 결코 우리를 떠나지 아니하십니다(유 1:24).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마음으로 갈등을 겪을 때, 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씀입니까? 우리가 항상 그런 상태로 살지 않을 것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조금만 더 노력합시다. 그럼 우리에게는 영원히 행복이 주어질 것입니다”(Works, 1:98).


죄인을 죄인의 구주와 연합시키기에 믿음이 위대한 것이다.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강한 믿음이 아니다. 강하신 그리스도를 향한 연약한 믿음이다. “거인의 손에 들린 작은 것이 큰 일을 해낼 것입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굳세게 된 작은 믿음이 역사를 행할 것입니다”(Works, 1:84).


상한 갈대를 읽어야 할까? 우리 안에 있는 죄보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비가 더 크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제: The Bruised Reed: A Reader’s Guide to a Christian Classic

출처: www.desiringgod.org

번역: 무제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강한 믿음이 아니다. 강하신 그리스도를 향한 연약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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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Nick Roark

닉 로악은 미국 버지니아에 있는Franconia Baptist Church의 목사이다. 지은 책으로는 ‘성경 신학(Biblical Theology)’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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